ㅋㅋ 오늘 산에서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

오늘도 삼거리 위쪽 관악산 깔딱고개를 지나 생수천에 도착했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긴 했지만 여전히 햇살은 따갑고 무더워서 저는 평소 여느 때와 다름없이 런닝 바람으로 쉬면서 스마트폰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어디선가 여자 두 분이 거기엘 도착했고 전 제 볼 일을 보고 있었는데 그 중 이쁘장한 여성 한 분이 저한테 와서는 "혹시 휴지 가지고 계세요?" 라고 친절히 묻는 겁니다. 전 그 분이 급하신가 보다 하고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그 분께 드리고 그 분이 화장실 위치까지 물어서 저 위쪽 제1야영장 근처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간이화장실이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렇게 거길 떠나고 집에 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젊은 여자가 남자한테 휴지 찾는 건 흔치 않는 일이라 저녁에 어머니께 이 이야기를 했더니 어머니 대번에 "미친 놈, 여자가 널 우습게 보고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 그런 말을 했나 보다" 라고 하셨고 전 "그 여자가 산에 와서 미처 휴지를 못 챙겨 왔겠죠. 급했나 보지요" 라고 말씀드리자 어머니는 "너가 런닝 바람으로 거기서 쉬고 있으니까 그 여자가 미친놈인 줄 알고 그런거다" 하시는 겁니다.

저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작년 폭염 때도 더워서 런닝셔츠까지 훌렁 벗고 있다가 어느 건장하신 남자분께서 "여기가 당신 안방이여?" 라고 한소리를 들었고 친구 동호회에서도 런닝 바람으로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무심코 올렸다가 어느 여자분께 똑같은 소리를 들었는데 저는 날씨가 더워서 그런 것이었기 때문에 이제껏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오늘 어머니가 저로부터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듣고 나서 하시는 말씀이 남자는 참을 땐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면서 그건 예의가 아닌거라며 남한테 예의가 아닌 일은 하지 말라며 극구 저를 말리시는 겁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제가 너무 철이 없었고 제가 언뜻 연상하기에도 남이 보기에 좋지 않을거란 느낌이 들었고 그건 거기 오는 등산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여 저도 마음먹고 그런 나쁜 습관을 고치기로 어머니와 오늘 약속했네요. 또 제가 사적으로 지난 여름 동안 카카오스토리 공간에 올렸던 런닝 바람으로 찍었던 셀카 관련 사진도 전부 보이지 않게 설정을 하고 왔습니다.

^^; 사실 생각해 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내가 좀 참으면 되는데 자기 편하자고 남 민폐 끼치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오늘 어머니가 이렇게 다짐하는 저를 보고 무척 좋아하십니다. 저도 지금까지 제 생각과 행동이 약간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합니다. ㅎㅎ

덧글

  • ㅇㅇ 2014/09/19 21:33 # 삭제 답글

    미쳤나보다하고 지나가는데 수치심을 못느끼나봐요?^^
  • 허수아비 2014/09/19 21:42 # 답글

    그래도 젊은 청춘이네 좋아 보임니다. 늙지도 젊지도 않는 60초반의 사람들 알 몸으로 술 먹고 고스톱 치고 있는 모양은 ~~~!
    생각 잘 했네요. 그렇게 깨다르면서 살아 가는 것이지요.
  • K407 2014/09/20 00:31 # 답글

    어머님이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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